본업

남의 살림에 참견하느라고 본업을 소홀히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입니다. 공익성.. 좋지만 내 본업을 갉아먹으면서 공익을 찾고 있으면 안 되겠지요. 이거저거 다 좋은데, 내 본업을 망가뜨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익성이라는 이유가 있더라도, 아무튼 세상을 시끄럽게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도 죄송하고요.

 

멘토놀이.. 원래 예전에는 저도 신영준씨가 하는 바로 그런 식으로, 사람들하고 만나 어울리면서 세월을 보내며 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유학 기간중 방학마다 틈틈이 한국에 들어가 강의를 하고 상담을 하고 그런 적이 있었지요. 그때는 신영준씨가 제정신이라고 생각을 했으니까요. 다른 건 모르겠고 비즈니스 모델은 닮을만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런것도 열었지요. 올해 1월입니다.

LaTex으로 익히는 한페이지 머신러닝-화요세미나

이것은 올해 7월이고요.

한페이지 머신러닝 - 2019 여름방학편-토요세미나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도 하고 그랬습니다. 제가 유학생이니 주로 유학에 대해서였지요.

<1:1 유학/진로 대화 안내글>

 

재미있었습니다. 사람들하고 어울리는것도 즐거웠고요. 졸업을 잘 한 뒤에는 나도 이것을 발전시켜서 비즈니스 모델을 일궈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전부 무료로 해도 제 살림에는 지장이 없으니까요. 박사과정 하는 틈틈이 장기간 준비하면 컨텐츠도 꽤 모을 수 있을 것 같았고요. 

 

그런데 이번 신영준씨 사태를 보면서, 제가 연구실 밖으로 기웃거리는 것에 자꾸만 회의가 드네요. 제 본업은 연구인데, 자꾸 글질이나 하고 밖으로만 도는 것 같아서, 이걸 계속 해야 하나 싶습니다. 본업을 놔두고, 피소까지 당한 입장에서, 밖으로 강의를 하고 돌아다니면 그것도 보기 좋은 모양은 아니고요. 무엇보다, 새파랗게 젊은 나이에 멘토니 선생이니 뒤집어 쓰고 춤추는 것에 진저리가 납니다. 제가 그런 꼴이 된다고 생각하니 한숨이 나오네요. 제가 그동안 남들에게 그렇게 비쳤을 것으로 생각하니 얼굴을 못 들고 다니겠고, 제가 저한테 실망스럽습니다..

 

그러니 한국에서 벌이는 일을 그만 하든지 아무튼 다시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뭘 하든간에 본업이 흔들거리면 안되니까요. 지금은 만사를 제치고서, 저를 단디 붙드는 것이 가장 첫째가 되어야 할 듯 합니다. 앞으로는 글을 많이 줄이고, 외부 활동도 줄이고, 본업부터 단단하게 붙들고 보겠습니다. 저는 없는 듯이, 조용히 살겠습니다.

 

신영준씨를 제외한 많은 분들께 죄송합니다.